
p.8
중학교 3학년인 딸아이가 쓴 어느 독후감에서 "타인의 편집된 삶과 내 전체의 삶을 비교하는 불행을 자초하지 말아야 한다"라는 문장을 읽었는데, 요즘 가장 머리속을 맴도는 말이다.
p.9
어쩌면 산다는 건, 그렇게 복잡한 게 아닐지도 모른다고. 따지고 보면 아무것도 아닐 거라고.
그냥, 오늘 하루를 살아서 전보다 나은 사람이 되면, 그걸로 충분한 거라고
p.27
내가 할 일은 취하지 못한 것까지 미련을 두는 게 아니라 앞으로도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돌아온 길을 살피고 궁리하는 것일 터였다. 지난 10년의 시간이 샴페인처럼 얼마나 달콤하고 아름다웠는지, 우리에게 어떤 행복을 전해주었는지 감사하면서.
언젠가 시인 겸 출판인이자 선배 서점인으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있다. 책을 만다는 건 끝내주는 아이디어도 탁월한 문장력도 아니라고, 오직 완성된 원고만이 책을 만두는 것이라고,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자 노동이라는 말로 나는 이해했다. 입으로만 떠드는 건 아무 소용이 없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어떤 결과도 가져오지 못한다.
최근에 가장 좋아하는 단어 가운데 하나가 최윤필 작가의 《가만한 당신》에서 발견한 '완전 연소'다. 효율이 높다는 의미가 아니라 할 수 있는 건 다 해본다는 의미로 이 말을 애착한다. 아직도 겨우겨우 근근이 이어나가는 상태이지만 책방을 운영하는 덕분에 할 수 있는 게 많아졌다. 내가 할 일은 되는 데까지 '완전 연소'하는 것이다. 그런 의미에서 나는 새롭게 뚱줄이 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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